“15년 옥살이 끝”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 주범 부녀, 재심으로 출소
- 박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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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1.04 23:32
“15년 옥살이 끝”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 주범 부녀, 재심으로 출소


전남 순천에서 일어난 충격적인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의 주요 용의자였던 배모(73)씨와 그의 딸이 재심 결정으로 15년 만에 출소했습니다. 이 사건은 2009년 발생했으며, 배씨 부녀는 최모씨를 포함한 2명을 살해하고, 두 명의 주민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았습니다.
배씨는 출소 후 취재진의 질문에 “마음이 너무 무겁다. 아무 말도 할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그의 장기간 억울함을 겪은 심경을 반영하는 말로 해석됩니다. 그의 변화된 모습은 CCTV 영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 15년 전 검은 머리였던 그는 이제 백발이 되었습니다.
배씨의 출소를 맞이한 이들은 숨진 아내 최모씨의 동생과 그의 가족이었습니다. 최씨의 동생은 “재판부에 감사드린다”며 “형부와 조카가 그런 범행을 했다고 의심하지 않았다. 형부는 무조건 농사일만 하는 사람이었고 지적장애가 있던 조카는 절대 그런일을 할 아이가 아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광주고법 제2-2형사부는 백씨 부녀에 대한 재심 개시 결정을 내리고, 형 집행정지를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백씨는 순천에서, 그의 딸은 청주에서 각각 출소했습니다. 재심을 주도한 박준영 변호사는 검찰의 강압적 수사 방식과 허위 공문서 작성 등을 지적했습니다. 박 변호사는 “검찰이 제출한 영상에서 정모 수사관의 태도를 보면 피의자들을 향해 웃거나 비웃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박 변호사는 딸의 정신 감정 결과와 그녀가 검찰 조사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쉽게 포기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을 근거로 검찰의 강압에 의한 진술을 주장했습니다. 그는 “딸이 ‘청산가리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엄마를 죽여요’라고 했는데 이런 진술이 법원에 제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검찰은 이에 대해 “딸이 농협 계좌번호를 외워서 작성하는 것을 보더라도 지적 능력이 낮거나 사회적 연령이 낮지 않다”며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재심 청구 이유를 받아들여 재심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 사건은 한국 사법 체계의 취약점을 드러내며, 장기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번 재심 결정은 법률 체계에 대한 국민의 신뢰 회복과 함께, 잘못된 수사와 재판 과정의 문제점을 재고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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