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버스왑 해커, 탈취 자금 반환 대가로 경영권 요구

탈중앙화거래소(DEX) 카이버스왑을 공격한 해커가 탈취한 자금을 반환하는 대가로 회사 경영권을 요구하고 나섰다.

30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지난 21일 카이버스왑을 공격한 해커는 빼돌린 4600만 달러(약 597억 6,780만 원)의 자금을 반환하는 조건으로 거버넌스 매커니즘, 카이버 탈중앙화조직(DAO) 및 회사 자금 등 카이버스왑에 대한 소유권 일체를 요구했다.

해커는 또한 “회사 경영진을 공정한 가격에 매수하겠다”며 “회사에 남을 직원들의 급여를 두 배로 늘리고 떠나는 직원들에게는 이직 지원과 12개월치의 급여를 퇴직금으로 줄 것”이라고 전했다.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카이버스왑을 더 이상 DEX가 아닌 새로운 가상자산 프로젝트로 바꾸겠다”며 “카이버 스왑의 토큰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전환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알렸다. 유동성 공급자에게는 시장 조성 활동의 대가로 손실의 50%를 보상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해커는 “카이버스왑이 내달 10일 안에 요구사항을 이행하지 않거나 대리인을 끌어들이면 조약은 무효가 될 것”이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해커의 요구가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카이버스왑 측은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해커가 제시한 조건은 카이버스왑의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해커가 요구사항을 관철시킬 경우, 카이버스왑은 새로운 가상자산 프로젝트로 변모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이번 카이버스왑 거래소 해킹으로 인해 다시금 재조명 된 사건이 있다.

10년 전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해킹범

10여년 전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마운트곡스를 해킹해 수십만 개의 비트코인을 빼낸 러시아인 2명이 미국 법무부에 의해 기소됐다.

미 법무부는 지난 6월 9일2011년 마운트곡스를 해킹해 비트코인 64만7천개를 빼낸 혐의로 러시아인 알렉세이 빌류첸코(43)와 알렉산드르 베르너(29)를 기소했다고 밝혔다.

당시 시세로는 약 4억 달러(5,164억 원), 현재 시가로는 172억 달러(22조 4,546억 원)에 달하는 규모다.

빌류첸코는 또한 빼낸 비트코인을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사이버 범죄자들을 위한 자금 세탁으로 악명 높았던 거래소 BTC-e 운영자 알렉산데르 비니크와 함께 이 거래소 운영에 사용함으로써 세탁한 혐의도 받고 있다.

비니크는 BTC-e를 운영하면서 40억 달러(5조 2,220억 원) 이상의 범죄자금을 세탁해 준 혐의 등으로 2017년 그리스에서 체포된 뒤 사건 관할권인 프랑스에서 징역 5년을 살았다.

비니크는 당시 미 수사당국에 의해서도 20가지가 넘는 혐의를 받아왔으며, 2022년 8월 미국으로 송환됐다.

미 법무부는 “이들이 막대한 양의 가상화폐를 훔침으로써 마운트곡스는 결국 부실해졌다”며 “앞으로도 가상화폐 생태계의 범법자들에 대해서는 처벌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해킹범죄 피해 예방을 위해서는

사건은 10여년 전 발생한 사건이지만, 여전히 가상화폐 해킹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상화폐 해킹 범죄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에 유의해야 한다.

강력한 비밀번호 사용: 비밀번호는 영문 대소문자, 숫자, 특수문자를 혼합하여 12자리 이상으로 설정한다.

이중인증(2FA) 사용: 2FA를 활성화하면 휴대폰이나 이메일로 전송되는 일회용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로그인이 가능해져 보안성이 한층 강화된다.

보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보안 소프트웨어를 최신 버전으로 유지하면 보안 취약점을 악용한 해킹 공격을 예방할 수 있다.

이상 징후 확인: 로그인 시도 횟수 증가, 계정 정보 변경 알림 등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즉시 거래소에 문의한다.

가상화폐는 아직까지 규제가 미비한 분야이기 때문에 해킹 범죄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 따라서 가상화폐를 보관하거나 거래할 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